'서른, 아홉'은 2022년 2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12부작으로 JTBC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서른아홉이 된 세 친구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들의 사랑과 셋 중 한 명이 시한부로 두 명의 친구들도 신한부의 감정을 함께 겪으며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줄거리
'서른, 아홉'은 피부과 원장인 차미조(손예진), 연기 강사 정찬영(전미도),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 장주희(김지현) 세 친구가 주인공입니다. 차미조는 고아원에서 자라다 입양되어 양부모님과 양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친모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 고등학교 시절 친모를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찬영과 주희를 만나 20년 이상 우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세 인물은 아직 미혼으로 각자의 사랑이 싹트기도 하고 사랑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정찬영이 말기 췌장암 판정을 받습니다. 이들의 삶은 정찬영을 중심축으로 이루어 시한부의 삶을 함께 살아냅니다. 당사자인 정찬영은 외동딸인 자신이 먼저 가면 부모님은 누가 보살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두 명의 친구는 찬영이 먼저 떠나면 둘은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세 명의 친구는 남은 시간을 세상에서 가장 즐겁게 지내자며 함께 하지만 밀려오는 이별의 아픔은 어찌할 수가 없는 듯합니다. 찬영은 두 친구의 도움으로 문상에서 볼 만한 사람들과 살아생전에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 따뜻하게 삶의 마무리를 합니다. '서른, 아홉'은 암환자의 고통을 그리는 것보다는 삶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는지와 남은 자들이 어떻게 고인을 기억하며 함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이야기해 줍니다.
등장인물
1. 차미조 (손예진)
차미조는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의 피부과 원장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조는 7살 때 입양되었고, 양부모님과 양언니는 미조를 매우 사랑하고 아끼지만 입양아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마음에는 늘 아픔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상만 했던 생모를 찾아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그러던 중 서른아홉이 되어 주희 엄마를 통해 친모를 알게 되고 친모는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렀고 지금도 감옥에 있습니다. 친모를 만나지 않았다면 미지 속에서 그리워할 수 있었을 텐데, 처음 만난 친모는 태어나게 해 줬으니 당연히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며 당당해합니다. 미조는 수십 년간 따뜻하게 사랑하고 품어준 분이 부모님이라고 말하며 다시는 찾지도 연락하지도 말라고 하고 자리를 뜹니다. '진짜 가족은 무엇일까?'라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미조가 병원 개원하면 받았던 대출을 다 갚은 날 그동안 겪은 공황장애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기 위해 일 년간 안식년을 하고자 의사를 채용했는데 새로운 의사는 바로 그간 여러 번 만남을 가졌던 김선우였습니다. 미조는 따뜻하고 다정한 성격으로 미조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선우와 담백한 사랑을 이어갑니다.
2. 정찬영 (전미도)
활기차고 직설적인 성격의 정찬영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친구들을 이끄는 리더였습니다. 배우가 꿈이어서 촬영하게 된 첫날 사고가 나면서 배우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진석의 탓인 것 같았지만 진석이 유학을 가면서 헤어졌습니다. 결혼한 진석이 찬영에게 가까이 옵니다. 찬영이 밀어내도 언제나 곁에 있습니다. 찬영은 췌장암 4기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일부로 거리를 두려고 하지만 결국 친구들과 가족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담담히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3. 장주희 (김지현)
장주희는 백화점 화장품 코너 매니저로 일합니다.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며 마음은 따뜻하고 배려심 깊습니다. 고3 때 엄마가 암에 걸려 간호하느라 대학을 가지 못했고, 20대 중반이 돼서야 취업을 했습니다. 그동안 사랑한 번 못해봤는데 어느 날 동네에 퓨전중국집이 생기며 가게 사장님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행운처럼 로또 4등이 당첨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찬영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행운을 찬영에게 주고 싶습니다. 소심한 주희는 미조와 찬영이 없는 인생은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
4. 김선우 (연우진)
김선우는 고등학교 때 미국 이민을 가서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안정적인 의사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입양아인 여동생이 갑자기 사라져 여동생 소원이를 보살피러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소원이가 있었던 한빛보육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미조를 만났습니다. 미조를 보는 순간 마음이 갑니다. 선우는 미조가 겪는 입양아로서 아픔과 친구를 보내야 하는 아픔을 이해하며 곁에서 한결같이 지켜봅니다.
5. 김진석 (이우생)
미조를 보러 간 자리에서 찬영을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의 반대가 심해 찬영과 이별하며 유학을 갑니다. 찬영을 잊지 못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찬영을 찾으려는 때에 강진주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보낸 하룻밤에 아이가 생긴 것으로 알아 강진주와 결혼하게 됩니다. 진석의 마음엔 여전히 찬영이 가득했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고 찬영에게 연기 지도를 의뢰합니다. 나중에 강진주가 가진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결국 이혼하기로 결심합니다. 진석은 아픈 찬영의 곁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6. 김소원 (안소희)
선우의 입양된 동생입니다.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피아니스트입니다. 자신을 사랑해 주고 사랑했던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소원은 방황을 하게 됩니다. 양아버지는 자신을 타박하여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파양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소원은 자신을 내어버리듯 생활하는데 오빠가 자신을 찾으러 한국에 왔습니다. 그리고 오빠 곁에 있는 미조를 보며 같은 입장에서의 말에 따뜻함을 느낍니다.
추천 이유
‘서른, 아홉’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우울함만이 아닌 삶의 소중함과 사랑, 우정의 의미를 따뜻하게 조명했습니다. 특히 정찬영의 죽음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남겨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감정을 현실감 있게 묘사하며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4년 전 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고 회복 중에 있는 저에게는 조금은 더 특별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온 작품입니다. 저도 드라마의 메시지처럼 살아있는 동안에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지만 일상은 늘 버겁기만 합니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깊은 우정과 따뜻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마지막엔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 그런 사람들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나를 기억하고 지켜주고 싶어 하는 누군가는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