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는 2019년 2월 11일에서 3월 19일까지 12부작으로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입니다. 해변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계를 통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있게 되고 과거로 갈 수 있었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를 치르는 법'이니 시간을 돌린 만큼 나이를 먹어 '더 이상 시계를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아빠가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생기자 다시 시계를 꺼냈고 아빠를 살릴 때까지는 수십 번 과거로 가서 결국 아빠를 살렸습니다. 다행도 잠시,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70대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는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변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시간의 의미와 인생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며 드라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및 주요 사건
'눈이 부시게'는 여자 주인공 김혜자가 어린 시절 해변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계를 통해 과거로 가서 받아쓰기 시험, 오빠의 놀림 등 곤란한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또래 아이들보다 지나치게 성장한 외모가 과거로 간 것 때문임을 알아서 시계 사용을 중단하였습니다.
혜자는 아나운서 지망생으로 대학시절 모임에서 선배를 통해 방문한 준하를 보고 관심이 갑니다. 혜자가 시위하는 현장에서 준하를 우연히 만나며 같은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 조금씩 알아 갑니다. 그러던 중 아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혜자는 시계를 사용해 아빠를 살릴 때까지 과거로 갑니다. 그렇게 소중한 아빠를 살린 후 잠에서 일어나 보니 갑자기 70대의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도 혜자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혜자의 설명에 가족들과 친구들은 조금씩 혜자를 편히 대하기 시작합니다.
어쩌다 노인들이 자주 가는 건강기능식품 판매하는 홍보관에 가게 됩니다. 노래도 부르고, 밥도 먹고 노인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근데 그곳에서 준하를 만납니다. 준하는 어르신들께는 진심의 마음으로 대합니다. 특별히 자녀가 미국에 있다는 샤넬 할머니에게는 친자식처럼 잘 챙겨줍니다. 준하가 여행을 가는 날 샤넬 할머니가 공항까지 바래다주었고 이후 샤넬 할머니는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준하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샤넬 할머니는 자신에게 자식처럼 친절하게 해 줬던 준하에게 편지와 사망보험금을 남겼습니다. 괴로워하는 준하를 위로하고자 찾지만 보이지 않아 직감적으로 준하가 홍보관 조직에게 잡혀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홍보관에서는 몇몇 어르신들만 모시고 소풍을 간다고 합니다. 혜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어 가는 분들과 안 가는 분들을 조사해 보니 소풍을 가는 어르신들은 자식이 없으신 분들이며, 얼마 전에는 사망보험을 들고 그 수혜는 홍보관 관장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혜자를 주축으로 어르신들은 준하와 소풍 가는 어르신들을 구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젊은 조직원들 수십 명이 있는 가운데 어르신의 느림으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멋진 어르신 히어로들입니다.
찬란한 아침 햇살에 눈을 뜨니 요양병원에 누워있습니다. 찾아온 아들과 며느리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혜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에 있습니다. 혜자의 주치의는 혜자의 남편 준하와 똑같이 생겨서 혜자를 찾아온 친구들도 깜짝 놀랍니다. 젊은 시절 혜자는 준하와 결혼합니다. 1970년대 준하가 기자생활하던 중 억울하게 잡혀 조사 중에 세상을 떠납니다. 혜자는 미용실을 운영하며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웁니다. 아들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합니다. 혜자는 어린 아들이 넘어져도 혼자 일어서라며 강하게 키웁니다. 아들은 엄마가 자신을 미워하는 줄 알았습니다. 눈 오는 날 아들이 미끄러질까 봐 새벽부터 눈을 쓸어주셨던 것도 아들은 몰랐다고 합니다. 이제야 아들은 엄마 혜자가 자신을 매우 사랑했음을 깨닫습니다.
아들은 말합니다.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십니다. 하지만 어쩜 어머니는 자신이 가장 행복한 시간 속에 살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 소개
1) 김혜자 (한지민 / 김혜자)
밝고 진취적인 25세의 여성으로, 아나운서를 꿈꾸며 준비하지만 노는 날이 일하는 날보다 많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되면서 결국 노인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변화에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가출을 하기도 하지만 점차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갑니다.
2) 이준하 (남주혁)
과거에 기자를 꿈꿨지만 할머니를 괴롭히는 아빠를 제지하면서 범죄자가 되어 기자를 하지 못하고 홍보관에서 일하게 됩니다.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중에 혜자와의 만남을 통해 점차 자신을 돌아보고, 무너졌던 자존감을 회복해 갑니다. 하지만 실제 준하는 기자생활을 하며, 혜자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혜자의 남편과 똑같이 생긴 주치의로 혜자를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준하는 혜자의 왜곡된 기억 속에서 이상화된 인물로 표현되며, 환상과 현실의 간극을 대표하는 상징이 된다.
3) 김영수 (손호준)
혜자의 오빠로, 특별한 직업은 없고 1인 방송 운영하며 성공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늙어버린 동생이 안쓰럽긴 했는데 점차 이전 성격이 그대로 나오면서 동생을 괴롭힙니다. 어느 날 방송 중 부려먹던 동생이 화면에 잡히면서 동생이 아니라 할머니를 부려먹었다며 조회수가 폭발하게 됩니다. 엄마에게 등짝을 맞고 동생에게 잔소리를 듣는 것이 익숙하지만 혜자의 친구인 현주의 잔소리는 가슴에 꽂혀 아프기만 합니다.
현실에서는 혜자의 손자로 엉뚱함을 동일합니다.
4) 엄마 (이정은)
혜자의 엄마이며 25년째 마을 사랑방처럼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고 화끈한 성격으로 마을사람들과 재미있게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스러운 딸이 자신보다 더 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어르신으로 불러야 하는지 혜자라고 불러야 하는지 이러한 상황에 엄마는 속이 타들어 갑니다.
현실에서는 혜자의 며느리로 나오며 혜자를 끔찍이 생각해 아끼며 돌보고 있습니다.
5) 아빠 (안내상)
혜자의 아빠이며 모범운전자 표창을 2번이나 받은 성실한 택시기사입니다. 착하고 순해서 모든 손님 가리지 않고 친절히 대합니다. 한순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는데, 갑작스레 딸이 70대 노인이 되어 나타납니다. 딸의 간청으로 아빠는 택시를 그만두고 경비를 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혜자의 아들로 나오며 혜자가 자신을 못 알아보는 가운데 과거에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작품 평가 및 추천 이유
‘눈이 부시게’는 노년의 삶, 치매, 가족애, 인간 존엄성과 같은 주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초반부의 시간 이동 설정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도출해 냈고, 중후반부로 갈수록 밝혀지는 진실은 드라마의 깊이를 한층 더해 주었습니다.
‘눈이 부시게’에 출연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치밀하게 전개된 각본은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여주인공을 열연했던 김혜자는 2019년 연기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회의 내레이션은 방송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명언으로 회자되었습니다. 다시 들어도 감동적인 메시지를 다시 들려드립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드라마 리뷰를 위해 보면서도 울다가 웃다가 했는데, 글을 쓰면서 이번 주말에는 다시 정주행 하며 봐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혹시 삶이 지친 분이 계시다면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눈이 부시게'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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