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마지막 회를 마치고 전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그 제목처럼 사랑과 상처, 용서와 희망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한 편의 서정시처럼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선과 따뜻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변하지 않는 사랑과 용서, 다시 만남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
천국에서 다시 만난 아내 해숙은 80대의 여성으로 남편 낙준은 최고의 건강을 소유한 젊은이로 만납니다. 외모에서 나오는 어색함으로 부부의 신뢰와 사랑을 표현하지만 이내 어색한 만남처럼 보였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점점 낙준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손주와 할머니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는 서로 진심으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부부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숙이 어쩌다 지옥에 가게 되었을 때, 낙준은 해숙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일을 뒤로하고 지옥을 가서 해숙을 찾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지옥의 모든 과정을 다 겪는다면 해숙을 보내주겠다고 하는 제안에 고민할 것도 없이 낙준은 용광로로 뛰어들어갑니다. 물론 기묘한 타이밍에 해숙은 천국으로 오게 되고, 낙준도 다행히 용광로가 아닌 천국으로 착지하였습니다. 아들을 잃고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난 솜이를 알아보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낙준이 안쓰러웠습니다. 해숙은 솜이와 낙준 사이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편인 낙준을 믿어봅니다. 솜이의 퍼즐 기억조각에서 혹시 해숙 몰래 사귄 사이라고 의심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라마에 빠져들면서 아들을 잃은 해숙의 아픈 자아가 형성되었음을 알았을 때 여든이 되도록 아픈 남편을 보살피고, 영애를 딸처럼 키우고, 소녀 같은 마음을 지켜온 해숙이 매우 안쓰러웠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낙준도 찢어지는 가슴으로 한결같은 마음을 지키며 해숙의 옆에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지켜주었습니다.
용서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구한 사연엔 풀어야 하는 용서라는 매듭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얽혔던 관계가 지금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봅니다. 인생사가 인과관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많은 부분은 원인과 결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영애를 학대해던 아버지와 이전관계와 얽힌 사연들을 보며 영애는 미워만 했던 아버지를 마음으로 놓아주게 되고, 해숙에게는 진정한 용서를 구합니다. 5살 때 기억을 잃은 목사는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여 엄마를 찾고 싶지도 않았으나 교회의 유일한 성도 해숙과의 우렁쌈밥을 해 먹고, 탁월하게 맛있는 라면, 각종 음식들을 해 먹으면서 엄마를 떠오르게 됩니다. 목사는 자신이 은호이며 해숙의 아들임을 알게 됩니다. 젊은 시절 은호를 잃고 괴로워하며 자신을 탓하는 마음이 또 다른 자아로 형성된 솜이가 기억을 되찾으며 은호를 잃어버린 자신인 해숙을 향해 단호히 처벌하려 하지만 그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은호가 젊은 시절 상처로 뒤덮인 솜이 앞에 나타나 솜이의 상처를 만지며 용서합니다. 솜이는 사랑하는 은호를 만나며 상처와 중오로 가득했던 자신을 용서하며 사라집니다. 또한 낙준은 젊은 시절 은호를 찾기 위해 형사를 쫓아가다 사고를 당해 와상환자가 되어 평생 해숙의 돌봄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런 해숙을 존경하며 사랑합니다. 어쩜 젊은 시절 하나뿐인 아들 은호를 잃어버렸다며 모진 말을 할 수도 있었으나 낙준은 해숙을 위로하며 은호 찾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여든이 될 때까지 험한 일을 하며 자신을 돌봐준 해숙에게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저세상에 가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해숙과 낙준은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고 신뢰하며 두터운 부부의 인연을 이어간 듯합니다.
다시 만남
마지막 회에서 해숙은 환생을 하게 되어 이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갔습니다. 원래 환생하면 전생의 기억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해숙은 낙준을 잊지 못한 듯합니다. 생을 마감하는 병실에서 해숙을 마중 나온 이가 있었는데 바로 낙준이었습니다. 해숙은 바로 낙준을 알아보았고 나를 데리러 올 때는 당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해숙과 낙준이 다시 만나는 것을 보면서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명대사 "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이야”, “아픔도 사랑하면 추억이 된다” 가 떠올랐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일상에서는 지나쳐버리는 순간이지만 추억하다 보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됩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삶에서 만약 우리의 인연이 다음에도 계속 이어짐을 알았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인연의 연속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지금 함께 하는 것에 만족하고 기뻐한다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모든 아픔과 기쁨을 껴안는 법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당신도 그 따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한 편 한 편이 마음을 어루만지고, 끝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이 드라마는 그 이름처럼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