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는 JTBC에서 2022년 4월 9일부터 5월 29일까지 16부작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어느 아주 조용한 시골마을처럼 드라마도 조용하고 느리게 진행됩니다. 삼 남매의 너무도 평범한 인생살이와 행복을 찾는 모습을 잘 표현한 드라마입니다. 부모님과 남매간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도 생각을 깊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이전의 감동을 다시 되새겨봅니다.
'나의 해방일지' 요약
‘나의 해방일지’는 도시 외곽 산포 마을에서 살아가는 세 남매가 살아가는 내용입입니다. 반복된 삶 속에서 이들은 ‘해방’이라는 단어에 간절함을 느낍니다.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여러 가지 노력들을 시도합니다. 장남 염창희는 이렇다 할 성취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허무하게 일상을 살아갑니다. 둘째 염기정은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매사 솔직한 인물입니다. 막내 염미정은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티 내지 않고 조용히 살아갑니다. 어느 날 '구 씨'라는 남자가 산포에 와서 생활하면서 이 세 남매의 삶에도 전환점이 생깁니다. 구 씨는 산포로 내려와 조용히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과거에 대한 말은 일절 없습니다. 염미정은 그런 그에게 “나를 추앙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고, 드라마의 상징처럼 회자되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감정의 밀도와 일상의 무게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나의 해방일지' 주요 인물
염창희 (이민기)
‘나의 해방일지’의 남자주인공으로 삼 남매가 둘째입니다. 편의점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매사 불만이 많은 인물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방향성을 잃어 방황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편안하거나 즐거움이 생기지 않아 늘 고민하는데 어쩌다 잘못 들어간 강의실에서 장례지도사를 접하게 되며 뭔가 내면에서 설렘을 느낍니다. 우연히 두 명의 삶의 마지막을 보내주는 역할을 하며 이러한 일에 자유함과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염미정 (김지원)
‘나의 해방일지’의 여주인공으로 막내딸입니다. 카드회사를 계약직으로 다니고 있고, 해방클럽 멤버입니다. 또래 동료들과는 적절한 관계는 유지하지만 그들이 하는 이 야속에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끼리 통하는 유쾌하고 소란스러운 말들은 염미정에게는 전혀 동의되지 않아 늘 낯설게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늘 외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반사적으로 사람을 만나면 미소를 짓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웃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무표정한 표정이 일상이며 우주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냥 생각하면 좋은 사람 한 사람만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며, 이러한 일상에서 해방을 얻고자 해방클럽에 가입하고 해방을 향해 나갑니다. 어느 날 '구 씨'가 마을에 왔는데, 말이 많지는 않지만 뭔가 다른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 알아가며 인생의 따뜻함을 느끼고 행복에 점차 가까이 갑니다.
구자경 (손석구)
산포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와서 '구 씨'라고 하며 생활합니다. 과거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구 씨는 조직의 중간 보스였습니다. 싸움에서는 최고이며, 돈에 대한 욕심도 없어 배신은 하지 않지만 그런 무료한 삶을 항상 술로 마무리하며 점차 알코올 중독이 되어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았습니다. 지친 삶에서 산포 마을에 오니 이제 좀 숨을 쉴 것 같습니다. 마을 어르신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며 점차 자신이 쓰레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르신도 자신에 대해 묻기를 조심스러워하셔서 서로 묻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용함이 아주 편하게 느껴집니다. 늘 계산하며 피곤하게 살았는데 지금의 편안함이 어색하지만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의 둘째 딸 염미정과는 자꾸 얽히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행복해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뭔가 불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구 씨'에게도 해방이 되는 날이 올까요?
염기정 (이엘)
염미정의 언니로 첫째 딸입니다. 엄마에게는 이런저런 넋두리를 해대며 한탄을 합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찾길 원하고, 사랑받길 간절히 원하는 인물입니다. 그렇게 헤매다 만난 사랑하는 대상이 친구 동생입니다. 이 사랑은 계속 갈 수 있을까요?
'나의 해방일지' 시청자 반응
국내에서는 최고 시청률이 6.7% 정도로 높지는 않았지만, 방영 종료 후 입소문을 타며 ‘재발견’된 작품이라고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감정적 공감과 내면의 치유가 필요할 때 ‘인생 드라마’로 자주 추천됩니다. “추앙하라”는 대사는 각종 SNS에서 유행어처럼 재탄생했고, '구 씨'라는 캐릭터도 ‘현실 남자 친구’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해외에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에서는 “슬로라이프의 정수”, “감정의 레이어가 깊은 작품” 등으로 소개되었고, 로맨스를 넘어 삶을 성찰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특히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대사 하나하나가 내 얘기 같다”, “이 드라마 덕분에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라고 평가하며 힐링 드라마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나의 해방일지’는 격렬한 사건 없이도 인생의 외로움과 욕망,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나만 외로운 게 아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공감을 이끌어낸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느린 것 같지만 어느덧 드라마를 보며 나의 내면을 비추는 것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혹시 아직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혹은 뭔가 삶의 무료함을 느끼는 분이 계시다며 다시 한번 '나의 해방일지' 정주행을 추천합니다.